사진가로 사는 법
사진가로 사는 법
세상에 자신이 정말 원하던 일을 하며 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필자는 이런 꿈을 쫓아서 매진하는 사람을 볼때마다 한량없이 부럽다. 보통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접는 가장 큰 이유는, 개인에 따라서는 재능부족이라고 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경제력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는 바를 들어보면, 적어도 재능은 1순위가 아닌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가장 큰 원인은 돈이다. 너무 적나라 한가? 유교식 예의범절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직접적으로 금전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꺼려한다. 속으로는 그게 가장 큰 동인임을 알고 있음에도 말이다. 저자에 의하면 한달 수입이 50만원도 안되는 작가들이 태반이라고 한다. 이렇게 사진업계의 현실을 매우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 장차 사진관련 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서 사진가의 길을 한번 고심해보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이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일 것이다. 시쳇말로 사진으로 밥먹고 살기 힘드니까 고민에 고민. 그런데 말이다. 어느 분야나 다 그렇다. 정상에 서는 사람은 소수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경쟁하는 모든 사람이,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전부 다 출세할 수는 없다. 진부하지만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끈기가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사진을 더 잘 찍을까 하는 ‘기법’에 관한 책은 수없이 나왔지만, 정작 ‘어떤 사진을 찍어야 하는가’를 성찰하게 하는 책은 드물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엽은 사진가로 사는 법 에서 ‘기술’보다 ‘마음’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단순히 좋은 광경을 향해 셔터를 누르는 데서 한 걸음 나아가 무엇을 렌즈에 담아야 하고, 사진이라는 매체가 어떤 구실을 하는지, 사진가로 산다는 게 어떤 것인지 사색하게 한다.
이 책에는 10여 년간 아시아 곳곳을 누비며 여행 에세이를 펴내고 DMZ나 4대강 문제 등 한국 사회의 깊숙한 곳까지 관심을 기울여온 이상엽의 사진철학을 담았다. 그는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나 필립 퍼키스 등의 명언을 빌려오고, 때로는 보들레르나 수잔 손탁 등에 얽힌 사진의 역사적인 일화를 끌어오면서 자신의 사진론을 보여준다. 디지털 카메라에 밀려 존재가 희미해진 필름 카메라에 관한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김옥선· 강영호를 비롯하여 순수 사진·상업 사진·보도 사진·영화 스틸 사진 등 각기 다른 현장에서 활동하는 개성 넘치는 12명의 사진가들이 무엇을 고민하며 사는지도 들어본다.
프롤로그
1부 사진가의 노트 ― 사진이 남긴 기억과 철학
고통 받는 땅의 풍경으로 들어가다
사진가를 흥분시키는 것
교감을 통해 얻는 사진의 품격
셀카, 사진이 두 배는 즐거워진다
카메라와 캠코더 사이
수동 카메라, 그 불편함의 미학
사진에 관한 책, 사진을 위한 책
포토마추어의 힘
사진의 사회적 책임
2부 사서 고생하기 ― 라이카 M3의 여정, 제주도를 누비고 사진을 인화하기까지
3부 사진가가 사는 법 ― 카메라 렌즈 뒤편에서 찾은 12개의 Photo-sophy
핑크로 태어나 블루하게 살기 ― 윤정미
춤추는 사진가의 상상극장 ― 강영호
서귀포 연가를 들려줄게 ― 김옥선
미술과 사진의 이종격투기 ― 강홍구
사진, 네 멋대로 해라 ― 최원준
할렘가에 살던 아톰, 배부른 돼지를 거부하다 ― 변순철
싱글 여성 사진가는 무엇으로 사는가 ― 백지순
진보의 이름으로 사진을 찍다! ― 화덕헌
전쟁과 미군, 시대의 파편을 기록하는 사진가 ― 강용석
사진은 사진으로 말한다! ― 박종우
영화는 중독이다 ― 한세준
거리를 배회하는 사진가의 A to Z ― 조우혜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