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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문규현 신부를 중심으로 한 환경, 생태주의자 및 시민단체, 정치권 일부 인사들이 새만금 사업 중단을 위한 삼보일배를 진행한바 있다.
그러나 삼보일배 시위가 남긴 것은-의도하지 않았겠지만- 여러 이익집단들에게 극단적 투쟁형식의 한 방법 중에 삼보일배가 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 듯하다. 삼보일배는 비폭력 평화운동의 상징이 아니라 우리 시대에 특정사상과 신념을 관철시키는 일의 고단함을 극단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이상주의의 경직성을 정면으로 보여주었던 것이다.
새만금사업의 중단이라는 정치적 목표를 관철해 환경주의, 생태주의의 가치를 수호하려는 것이었다면 이들의 시위는 무모하기까지 했다. 마치 경제학자 맬더스가 식량의 증가 속도가 인구의 증가 속도를 따를 수 없기에 인류는 영원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우울한 경고를 했던 것처럼 이들은 새만금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은 모두가 죽는 극단적 생명파괴현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보일배 고행을 주도한 인사들이 사회 지도층에 포함되어있고, 과거 민주화의 시대를 이끌어 온 역사의 주인공들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새만금사업 중단이냐 지속추진이냐’는 양극단의 선택을 강요함으로써 ‘환경보호냐 개발이냐’는 매우 전통적이긴 하지만 국가의 미래비전을 세우는데 특별한 도움을 줄 수 없는 구태의연한 논쟁을 제기했다는데 삼보일배 고행의 본질이 있다. 고행을 결단한 이들의 숭고한 정신-생명존중사상-을 깡그리 무시할 수는 없지만 사회 지도층 인사나 어떤 형태로건 국가경영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 개인, 집단은 더욱 책임있는 자세로 새만금사업에 대한 입장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상식에 기초한다면 이들의 결행은 ‘화려한 쇼’ 이하도 이상도 아니었다.
활기찬 국가경제 속에서 국민 개개인이 풍요로운 경제생활을 누리며 동시에 청정한 자연환경에서 사는 것이 인간다운 삶의 모습이라면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이분법적 질문보다는 ‘국토 개발로 인한 폐단은 무엇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생명존중, 자연존중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현실적인 방안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것이 국가정책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의 바람직한 자세이기 때문이다.
개발지상주의가 낳은 다양한 폐해를 극복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지식인, 진보개혁진영의 과제인 만큼은 분명하다. 그러나 사회를 구원한다는 이상주의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개발주의, 성장주의를 무조건 반대하고 오직 생태적 가치를 옹호하기 위해 비합리적인 감성에 의존하는 사회적 움직임에 침묵하거나 찬성할 수 없다. 근대화 시대의 개발지상주의자들이 여전히 우리 사회의 미래를 이끌 도덕적 정당성이나 비전이 있다고 보지 않지만, 반대로 생명평화주의자들 또한 우리 사회를 책임있게 경영할 수 있는 능력이나 균형감각있는 세계관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홍욱희(세민환경연구소 소장)소장의 ‘3조 원의 환경논쟁., 새만금’은 새만금 간척 사업을 둘러싼 끊임없는 사회적 논란이 과연 합리적이며 타당한 근거에 기초해 진행되고 있는지를 정면으로 묻고 있다. 새만금 사업 반대 운동은 물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의 책임감없는자세, 언론 등이 새만금 사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지식도 갖추지 못한체 비생산적인 논쟁이 반복되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며 문제점을 조목 조목 비판하고 있다.
나아가 새만금사업과 관련된 우리의 현실을 인정하고 가장 합당한 대안은 무엇일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이를 통해 국토개발과 환경보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으며 그럴 때만이 새만금 찬반논쟁의 종결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새만금 사업에 대한 진지한 접근을 원하는 독자는 물론 새만금 사업에 대한 기본 지식 - 사업 규모, 추진배경, 공사방법 등-에 대해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또 갯벌논쟁, 담수호 수질 논쟁 등 찬반 양측에서 제시하는 빈약한 근거 때문에 어떤 입장도 세울 수 없었던 목마른 ‘현실주의자’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다.
새만금 사업과 관련해서는 반대의 입장에서 아래와 같은 도서들도 있으나 병행해서 읽는다면 이 책을 낸 지은이의 공에 대해서 한층더 높게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 책 곳곳에 새마금사업 관련 사진, 현황도, 작업공정도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용어 해설을 해 놓은 지은이의 배려 또한 인상적이다.
1. 새만금 네가 아프니 나도 아프다
풀꽃평화연구소 엮음 | 돌베개 | 2004년 02월 15
2. 새만금 : 갯벌에 기댄 삶
허철희 글,사진 | 창조문화 | 2003년 11월
3. 13새만금 새만금 : 갯벌이 사람을 살린다
허정균 저 | 그물코 | 2003년 08월
4. 아름다운 살인 : 새만금의 진실은 무엇인가?
박근형 저 | 그물코 | 2003년 08월
지난 몇 해 동안 누구보다도 가까이에서 새만금사업을 지켜본 저자는 우리 사회에 새만금 사업을 제대로 소개하는 것만이 새만금 논쟁을 조기에 종식시키는 방법이라고 판단하여 이 책을 발간하게 되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인구과밀국 처지에서 국토개발과 환경보전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어떻게 잡을지를 알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새만금사업 안내서가 될 것이다.
환경논쟁 현장을 가다
갯벌논쟁
지금은 없는 새만금호
새만금 대평원에 싣는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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