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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를 쉽게 쓰였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읽을수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 읽으면서 신비롭다는 느낌. 신비롭고 야릇하다. 처음에는 무슨말인지 잘 잡히지 않았지만 그러나 읽을수록 어떤 고정된 시선이 있으며 제목에서 느껴지는 가벼움이 가볍지만은 않게 다가왔다. 긴장감이 유지되면서도 위트가 있다. 남의 연애담을 엿보는 재미라고 할까. 생각보다 가볍지 않았고 생각보다 무겁지도 않았다. 좀 머리 아프고 답답한 느낌도 간혹 들었지만 대체로 재밌게 읽었다. 전투적이고 재기발랄한 젊은 목소리가 무더운 날 생기있게 다가왔다. 저런 시를 쓰려면 많은 고통이 따를 것이다. 고통스런 날들의 기록으로도 보이고 즐거운 날들의 기록으로도 보인다. 중요한 것은 재밌다는 거다. 다만 이런 시를 얼마나 오래 쓸 수 있을까..
문혜진의 첫 시집으로 1998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받아 등단한 시인이 이십대 초반부터 최근까지 써온 62편의 시를 모았다. 시인은 만화, 영화, 대중음악 등 키치적 요소와 약물에 취한 도시 뒷골목 아이들의 ㅁ반한과 일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각 시편들을 읽어보면 잃어버린 순수성에 대한 고통과 상처 입은 영혼에 대한 연민, 그리고 기계적이고 비인간화된 도시문명을 원초적 생의 에너지로 극복하고자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혀
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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