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형사가 자신의 책상 앞 철제 의자에 앉은 남자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남자는 마치 록 음악을 하는 가수처럼 등까지 길게 기른 생머리에 검은 도복 차림이다. 턱 주위론 희끗히끗한 수염이 무성하게 자라 있고, 두 눈은 만개한 목련처럼 부리부리하다. 53세의 검도 사범으로 남자는 피고발인 신분이다. 관내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한 남학생의 부모가 남자를 폭행 및 폭언, 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그렇다고 아이가 다친 것은 아니고 그저 남자가 멱살을 잡은 채 몇 번 흔들었을 뿐이다. 형사는 화해를 시키려고 하는데 남자는 완강하다. 소녀시대의 태연 양에 대해 예전부터 험담을 많이 한 아이를 용서할 수 없었으며, 화해하거나 사과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한다. “아니, 선생님. 이게 그렇게까지 갈 사안도 아니고…… 서로 좋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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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10. 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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